[Weekly] 엄마의 선택, 알파 or 베타?②

[Weekly] 엄마의 선택, 알파 or 베타?②
-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들, 알파맘과 베타맘

알파맘과 베타맘, 논쟁의 시작

자녀 교육에 기업적 경영 요소를 가미해 아이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알파맘과 자유방임적 태도를 보이는 베타맘에 대한 논쟁은 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미국 언론들은 알파맘과 베타맘의 대립을 1970년대 전업주부와 일하는 엄마(워킹맘)들 사이에서 붙었던 엄마전쟁(Mommy war)에 빗대 ‘제2의 엄마전쟁’ 이라 부르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엄마전쟁은 극명한 차이점이 있다. 70년대 엄마전쟁을 엄마의 직업 유무에 따른 양육방식의 차이라 한다면, 알파맘-베타맘은 엄마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교육방식이 달라진다.

특히 미국에서는 알파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05년 탄생한 알파맘TV는 개국 2년 만에 100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모으기도 했다. 18세가 되면 독립하는 미국에서 탄탄한 정보력으로 아이의 인생을 설계해주는 알파맘을 동경하는 엄마들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항하는 엄마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바로 베타맘이다. 베타맘은 자녀를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간섭하려는 알파맘과는 달리 “아이의 꿈과 행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느긋한 자세를 취한다.


한국의 알파맘과 베타맘

알파맘과 베타맘에 대한 논란은 국내에서도 화두가 됐다. “밥은 굶어도 공부는 시킨다”는 한국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빠질 수 없는 것.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한국의 유일한 자원은 인적자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적이다. 특히 한국은 자녀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엄마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박재원 비상 공부연구소 소장은 “공교육보다는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엄마들은 교육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알파맘-베타맘 논쟁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사교육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7.0%. 학생 10명 중 8명이 학원이나 과외 등의 사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8.8%에 달하는데,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 지난해 한국의 사교육 시장 규모는 명목 GDP의 3.6% 수준인 약 20조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암암리에 이뤄지는 사교육까지 포함하면 33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공교육 1년 예산 31조 원과 맞먹는다.

한국은 대학 진학률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1990년 33.2%였던 대학진학률은 2000년 68.0%로 급증했고, 지난해까지는 82.8%에 달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대학 진학률은 50% 안팎이다.


대학도 많이 가고 사교육에 쏟아 붓는 돈도 어마어마하지만 우리 교육의 질은 여전히 낮다. 올해 IMD(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가 발표한 한국의 교육 경쟁력은 55개중 35위. 대학 이수율은 세계 4위로 높았지만 ‘대학 교육의 경제, 사회적 요구 부합도’가 조사 대상 55개국 중 53위로 바닥을 기록했다.


교육부총리를 지냈던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의 학력은 높아졌지만 지식기반시대에 필요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은 오히려 낮아졌다”며 입시 위주에서 벗어나기 힘든 교육 현실을 성토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척박하기 그지없다. 공교육의 천국이라 불리는 교육선진국 핀란드에서는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와 제도, 문화 등이 상호 협조하고 보완하는 관계가 합리적으로 정착돼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여전히 교육에 대한 많은 부분을 가정에 전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부모로서의 올바른 역할 정립이라는 과제는 동서고금을 초월한다. 하지만 국내의 알파맘과 베타맘들은 미국과는 다른 환경에서 탄생했다. 한국의 알파맘과 베타맘은 학생들보다 오히려 전투적인 대한민국 엄마들에게 자신이 과연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반영하는 결과물이다.

이수아 기자[leesooah@datanews.co.kr] 2008-11-27 1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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