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기온 뚝뚝, 혈압 팍팍

- 무언의 살인자가 다가온다!

“아침에 신문 가지러 나갔다…헉!”

고혈압 환자들에게 겨울 추위는 그야말로 ‘적’이다. 일반적으로 혈압은 여름철이 되면 떨어졌다가, 10월부터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혈압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주의가 요해지고 있다.

고혈압 환자…460만명에 달해!
고혈압 환자 수가 7년 새 급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고혈압 건강보험 실 진료환자 수가 46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7년 전인 2001년(240만명)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분과는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의 15% 정도에서 발생할 정도로 아주 흔한 순환기 질환으로, 가장 대표적인 성인병 질환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심장은 펌프질을 통해 몸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혈액을 보낸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혈관 내에 압력이 필요한데, 이를 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말 그대로 어떤 이유에서든 혈압이 일정 기준 이상 상승하게 된 상태를 의미한다.

미국 고혈압 합동 위원회의 제 6차 보고서(JNC VI)와 세계보건기구/국제 고혈압학회(WHO/ISH)의 고혈압 진료 가이드라인은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 치료의 기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준해 고혈압진료지침을 제정했는데,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일 때를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무언의 살인자로 불린다. 합병증이 발생해야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본인이 고혈압 환자인지 인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 결과, 30~40대 고혈압 환자 69.6%가 자신이 고혈압임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고혈압 증상은 두통, 어지럼증, 코피 등이다. 하지만 이는 고혈압이 아닌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고혈압과 관련된 증상으로 보기 어렵다.

흔히 두통, 특히 뒷목덜미 부분의 통증을 고혈압 증상으로 인식해 뒷머리만 뻐근해도 고혈압을 의심하는데, 고혈압이 두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고혈압이 아주 심하면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두통은 아침에 일어날 때 뒷머리가 아프거나 뻐근한 것이 특징이다.

오후가 돼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피곤할 시 뒷머리가 뻐근해지는 경우는 오랫동안 긴장상태에 있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긴장성 두통이 대부분이다.

고혈압, 왜 발병하나?
고혈압 환자의 약 85~90%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을 앓고 있다.

본태성 고혈압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소가 있을수록, 고령일수록, 비만일수록, 염분 섭취가 많을수록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정상적인 부모 사이에서 고혈압 자녀가 생기는 비율은 18%다. 반면, 양부모 모두 고혈압일 시에는 46%, 한쪽만 고혈압일 시에는 34%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혈압, 특히 수축기 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동맥이 탄력을 잃어 딱딱해지므로 상승하게 된다.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경우 고혈압 발생빈도가 15% 정도이나, 60대에서는 40%, 70대에서는 60%에 이른다.

비만도 고혈압의 위험인자다. 고혈압 환자 중 비만증이 있는 환자는 체중 10kg을 줄이면 수축기압이 25mmHg, 확장기압 10mmHg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즉, 고혈압의 소질이 있는 사람이 비만증이 되면 고혈압이 발병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단, 마른 사람이라고 해서 고혈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소금 과다섭취는 고혈압 발생률을 높인다. 소금의 하루 필요량은 3~5g인데,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15~20g으로 서구인의 10g, 일본인의 12g보다 크게 높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소금을 과다섭취하게 되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짠 음식을 먹은 후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혈액량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스트레스, 적은 운동량, 음주 등이 고혈압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데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한편, 이차성 고혈압은 주로 신장질환, 내분비질환, 약물(경구용피임약, 스테로이드) 등에 따른 것으로 원인이 뚜렷하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뇌졸중 및 고혈압성 심장질환 등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고혈압의 합병증은 심부전과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허혈성, 출혈성), 신부전(신장기능저하) 등이 있다. 고혈압을 조절하지 않으면 약 50%가 관상동맥질환이나 심부전으로, 약 33%는 뇌졸중, 10~15%는 신부전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은 특히 심장과 동맥에 치명적이다. 심장은 전신 혈관에 미치는 높은 혈압에 적응하면서 심장벽이 점점 두터워진다. 고혈압환자 3명 중 1명은 심장의 근육이 정상보다도 두꺼워지는 심비대증이 나타난다. 혈압상승이 계속 지속되면 심장 비대는 더욱 커지며 심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호흡곤란과 피곤,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심부전이 발생한다.


동맥은 나이가 들수록 단단해지고 탄력성을 잃는다. 이는 고혈압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고혈압은 동맥경화의 진행을 빠르게 한다. 단단하고 좁아진 동맥은 신체 각 기관에서 필요한 혈액을 적절히 공급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혈전이 뇌로 가는 동맥을 막게 되면 허혈성 뇌졸중을 유발하게 되며, 고혈압 자체로 인한 혈관파열로 출혈성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눈 안구내의 작은 혈관이 좁아지고 단단해지면 혈관 파열로 인한 안저출혈과 시력상실 등도 발생한다.

고혈압은 완치할 수 없다
고혈압은 완치할 수 없는 질병이다. 고혈압의 치료는 혈압을 120/80mmHg 이하 즉, 정상혈압에 가깝게 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일단 고혈압을 조절하는 치료를 시작한다면 혈압을 낮게 유지하는 것은 의외로 쉽다.

고혈압의 원인은 대부분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고혈압을 일으키는 여러 위험인자의 제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정상 혈압으로 끌어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약물요법이다.

간혹 약으로 혈압이 조절되면 스스로 약을 끊는 경우가 있는데 위험한 일이다. 약을 끊은 후 혈압이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을 140/90mmHg 아래로만 유지하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건강한 일반인 기준이다. 복부비만과 고지혈증이 있거나 당뇨와 신장질환이 있다면 혈압 목표를 130/80mmHg으로 낮게 잡아야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은 ‘고치는’ 것이 아니고 ‘조절하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고혈압, 위험인자를 줄여라
고혈압은 약물요법 외에 생활습관를 바꿔 좋아질 수 있다. 체중조절과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리고 지방섭취를 줄이는 것, 운동, 금연 등이 도움이 된다.

지방조직은 많은 혈액을 요구한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면 심장의 부담이 줄고 고지혈증, 당뇨병 등 각종 다른 질병의 유병률도 감소한다. 표준체중[(키-100) x 0.9]에서 20% 이상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 는 20~24 kg/m2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단순 비만은 대부분 과식에 의한 것이므로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칼로리 섭취를 줄이면서 운동을 병행하면 효과가 높다. 술은 영양가는 없으면서 칼로리가 높고, 같이 먹는 안주는 비만을 유발하므로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금주, 절주하는 것이 좋다. 과일과 채소는 여러 가지 종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사과 1개와 채소는 작은접시로 다섯 접시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 역시 중요하다. 육체적 활동이 적은 사람은 활동적인 사람에 비해 고혈압의 발생위험이 20~50% 높다. 운동을 하는 동안은 수축기 혈압이 올라가지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혈관의 탄력성이 좋아져 혈압이 내려간다.

고혈압을 낮추는 운동은 빨리 걷기와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이 제격이다. 적당한 운동량은 최대 심박수의 60~85% 정도의 강도로 1주일에 3~4회, 1회 30~40분 정도가 좋다. 최대 심박수는 220 에서 자기 나이를 뺀 값으로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 다만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면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가야 한다.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합병증, 흡연, 당뇨나 고지혈증, 비만 등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정밀검사를 실시한 후 운동처방에 따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술을 줄이거나 끊어도 혈압이 낮아진다. 하루에 소주 8~9잔(알코올 70g)을 마시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 위험도가 2.2배 높다. 고중성지방혈증 위험도는 1.6배 높다. 알코올을 매일 35~40g 섭취하는 사람이 음주량을 80% 감량하면 1~2주 사이에 수축기혈압은 5mmHg 낮아진다. 과음하던 사람이 금주하면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가지만, 음주량을 줄인 후 수일 내에 다시 내려간다.

사실 적당량의 음주는 건강에 좋다. 일주일에 1~3회 이하로 소주 1~2잔 가량을 마시면,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단백'(HDL-C)가 증가해 심장과 뇌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루 허용량은 알코올 30g(맥주 720cc, 와인 300cc, 50도 위스키 60cc, 소주 90cc) 정도다. 여자와 체중이 적은 사람은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흡연은 혈관내벽을 손상시켜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플라크가 침착되는 죽상경화증의 진행을 촉진시킨다. 또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장을 과도하게 자극하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소금을 덜어내라
고혈압은 무엇보다 식습관 개선이 필요한 질환이다. 특히 염분 섭취를 줄여한다. 지난 16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필요추정량(2005년 한국인 영양섭취기준) 대비 나트륨 섭취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칼슘(63.4%), 칼륨(58.6%), 리보플라빈(82.5%), 비타민C(99.3%) 등의 섭취는 부족하다 .

한국인의 1일 소금섭취량은 15~20g정도다. 고혈압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선 염분 섭취를 하루에 10g이하(소금 1작은 술, 된장 1/2큰술, 간장 1작은술, 마요네즈 1큰 술)로 줄여야한다.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평균 4mmHg~6mmHg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염분 섭취에 따른 혈압의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노인이나 고혈압 환자, 당뇨병 환자들은 일반사람보다 염분에 더 민감하다. 즉 똑같이 짜게 먹어도 일반인보다 혈압이 훨씬 높게 올라간다는 얘기다. 싱겁게 먹으면 고혈압 약의 용량도 줄일 수 있다.

고혈압 환자의 식단은 소금과 간장의 사용을 줄여야한다. 대신 식초나 후추 등 다른 조미료로 맛을 내도록 한다.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는 소금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피한다. 술안주와 팝콘, 감자튀김, 땅콩(가미한 것), 절인 음식 및 여러 가지 가공식품에도 식염이 많이 들어 있으니 피해야한다. 매운 음식은 맛을 순하게 하기 위해 짜게 하거나 다른 짠 음식과 같이 먹는 경우(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는 것 등)가 많은데 이러한 습관도 교정해야한다.






<고혈압 환자를 위한 운동 프로그램>

* 운동 시 유의사항
- 무리한 운동을 삼가며, 특히 무거운 무게의 중량부하운동이나 단거리 달리기, 줄다리기 등과 같은 갑자기 힘을 발휘하는 운동은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켜 위험하므로 피하도록 한다. 따라서 근력 운동 시에는 가벼운 무게를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 운동 시작 전 의학적 검사를 통해 운동 중 나타날 수 있는 심장기능의 변화를 미리 체크하도록 한다. 약물 복용 시에는 심박수 및 혈압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 후 운동에 임하도록 한다.

- 환절기나 추운 날씨에 운동을 하는 경우, 특히 실외에서 운동할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갑자가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급증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보온이 잘되는 옷을 입고 마스크를 하도록 한다. 또한 운동 중 땀이 나면 추운 바깥에서 몸을 식히지 말고 실내에서 식혀야 한다.

- 수축기혈압 200mmHg 이상 또는 확장기혈압 115mmHg 이상인 경우에는 운동을 중지한다.

◈ 도움말 - 건강길라잡이

◈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분과
- 국민고혈압사업

유지은, 이수아 기자[desk@datanews.co.kr] 2009-12-01 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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